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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상 &amp;mdash; The Heartade Space</title>
    <link>https://blog.heartade.dev/tag:단상</link>
    <description>life as a continuous loop of building and breaking</description>
    <pubDate>Fri, 01 May 2026 13:01:52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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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쳐 씀에 대한 짧은 단상</title>
      <link>https://blog.heartade.dev/gocyeo-sseume-daehan-jjalbeun-dansang</link>
      <description>&lt;![CDATA[방금 드라이버 세트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상자를 떨어뜨려서 박살났는데, 예전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생각 - 무려 드라이버 세트를 통째로 새로 사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 버리고 말았다. 옛날이라면 자연히 순간접착제를 꺼냈을 일인데, 어쩌다가 내가 변해 버린 걸까?&#xA;&#xA;!--more--&#xA;&#xA;드라이버는 모두 멀쩡하고, 플라스틱 상자의 뚜껑이 깨졌을 뿐이다. 뚜껑을 다시 붙여도 되고, 아니면 드라이버를 그냥 연필꽂이에 꽂아 둬도 그만이다. 그럼에도 나는 문득 멀쩡한 6개의 드라이버, 드라이버를 끼울 수 있는 상자 몸체, 드라이버 크기가 적힌 종이를 포함한 전부를 새로 사 버릴 생각을 하고 만 것이다.&#xA;&#xA;옛날엔 물건이 망가지면 꿰매고, 붙이고, 사포로 다듬어 가면서 쓰곤 했는데 요즘은 그냥 새로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xA;&#xA;생각해 보니 결국 시간이 가지는 가치의 문제였던 것 같다. 물건을 고치는 데에는 약간의 돈과 많은 시간이 들지만, 물건을 새로 사는 데에는 조금 더 많은 돈과 훨씬 적은 시간이 든다. 결국 내가 물건을 고치는 데에 소비하는 시간의 가치가 물건의 가치보다 크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트북쯤 되는 물건이 망가지면 어떻게든 고쳐서 써 보려고 하겠지만, 3000원짜리 드라이버 세트의 뚜껑을 고치느라 십여 분씩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xA;&#xA;김밥 한 줄이 4000원씩 하는 시대에, 3000원은 밥 한 끼 가격도 되지 않는다. 물가는 모든 면에서 올랐지만, 생활비가 오르는 것에 비해 이런 경공업 공산품의 가격은 적게 올라서 이제는 오히려 더 저렴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그러면 더욱이 밥 한 끼도 안 되는 가격의 무언가를 고치려고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이다.&#xA;&#xA;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 버려지는 물건이 늘어나고, 그 사회적 비용은 다시 우리가 치르게 되리라는 생각도 머리를 스친다.&#xA;&#xA;그렇게 돈 삼천 원, 시간 십여 분, 쓰레기 백여 그램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십 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쓰고는, 망가진 뚜껑은 그냥 셀로판 테이프로 대충 기워 놓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잡스러운 글을 쓰느라 수십 분을 더 쓰게 되었다.&#xA;&#xA;비효율적인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적당히 비효율적으로 살아야겠다.&#xA;&#xA; 태그: #단상&#xA;&#xA;!--more--&#xD;&#xA;---&#xD;&#xA;Dani Soohan Park (@heartade)&#xD;&#xA;&#xD;&#xA;Follow this blog at Fediverse:&#xD;&#xA;@heartade@blog.heartade.dev&#xD;&#xA;&#xD;&#xA;Follow my shorter shoutouts at Fediverse:&#xD;&#xA;@heartade@social.silicon.moe&#xD;&#xA;&#xD;&#xA;Follow me at Bluesky:&#xD;&#xA;@heartade.dev]]&gt;</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방금 드라이버 세트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상자를 떨어뜨려서 박살났는데, 예전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생각 – 무려 드라이버 세트를 통째로 새로 사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 버리고 말았다. 옛날이라면 자연히 순간접착제를 꺼냈을 일인데, 어쩌다가 내가 변해 버린 걸까?</p>



<p>드라이버는 모두 멀쩡하고, 플라스틱 상자의 뚜껑이 깨졌을 뿐이다. 뚜껑을 다시 붙여도 되고, 아니면 드라이버를 그냥 연필꽂이에 꽂아 둬도 그만이다. 그럼에도 나는 문득 멀쩡한 6개의 드라이버, 드라이버를 끼울 수 있는 상자 몸체, 드라이버 크기가 적힌 종이를 포함한 전부를 새로 사 버릴 생각을 하고 만 것이다.</p>

<p>옛날엔 물건이 망가지면 꿰매고, 붙이고, 사포로 다듬어 가면서 쓰곤 했는데 요즘은 그냥 새로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p>

<p>생각해 보니 결국 시간이 가지는 가치의 문제였던 것 같다. 물건을 고치는 데에는 약간의 돈과 많은 시간이 들지만, 물건을 새로 사는 데에는 조금 더 많은 돈과 훨씬 적은 시간이 든다. 결국 내가 물건을 고치는 데에 소비하는 시간의 가치가 물건의 가치보다 크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트북쯤 되는 물건이 망가지면 어떻게든 고쳐서 써 보려고 하겠지만, 3000원짜리 드라이버 세트의 뚜껑을 고치느라 십여 분씩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p>

<p>김밥 한 줄이 4000원씩 하는 시대에, 3000원은 밥 한 끼 가격도 되지 않는다. 물가는 모든 면에서 올랐지만, 생활비가 오르는 것에 비해 이런 경공업 공산품의 가격은 적게 올라서 이제는 오히려 더 저렴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그러면 더욱이 밥 한 끼도 안 되는 가격의 무언가를 고치려고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이다.</p>

<p>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 버려지는 물건이 늘어나고, 그 사회적 비용은 다시 우리가 치르게 되리라는 생각도 머리를 스친다.</p>

<p>그렇게 돈 삼천 원, 시간 십여 분, 쓰레기 백여 그램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십 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쓰고는, 망가진 뚜껑은 그냥 셀로판 테이프로 대충 기워 놓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잡스러운 글을 쓰느라 수십 분을 더 쓰게 되었다.</p>

<p>비효율적인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적당히 비효율적으로 살아야겠다.</p>
<ul><li>태그: <a href="https://blog.heartade.dev/tag:%EB%8B%A8%EC%83%81" class="hashtag"><span>#</span><span class="p-category">단상</span></a></li></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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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id>https://blog.heartade.dev/gocyeo-sseume-daehan-jjalbeun-dansang</guid>
      <pubDate>Fri, 06 Jan 2023 05:55:17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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