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이삿짐
이삿짐을 싸고 있다. 이사를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할 집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이삿짐을 싸면 세계가 나의 의지에 감응하여 이사를 성사시켜 줄 것이다.
이사가 될 때까지 이삿짐을 싸는 건 인디언 기우제랑 비슷한 느낌인데, 사실 생각해 보면 비가 올 때까지 비가 오기를 비는 것은 모든 기우제가 매한가지일텐데도 굳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은 스스로가 이성적인 문명인이라고 자부하는 구대륙 인간들의 오만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당당하게 문명의 이성을 배격하고 일단 이사가 될 때까지 이삿짐을 쌀 것이다. 근대는 실패했다.
Dani Soohan Park (@heartade)
Follow this blog at Fediverse: @heartade@blog.heartade.dev
Follow my shorter shoutouts at Fediverse: @heartade@social.silicon.moe
Follow me at Bluesky: @heartade.d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