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는 이웃사랑입니다

#연합우주 인스턴스로 처음 이사온 사람들에게 가장 혼란스러운 개념 중 하나는 내용 경고(Content Warning; #CW)일 거예요. 경고라니 이름도 무섭고, 글이 기본적으로 가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불편해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모두가 보는 타임라인에서 글을 읽거나 사진을 보기 전에 먼저 그게 어떤 내용인지 고지하면 사람들이 타임라인을 조금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타임라인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은 누구나 불편해하는 주제가 하나쯤 있으니까요.

내용 경고는 누가 볼지 모르는, 누군가가 불편할 수도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을지도 모르는 글마다 '이거 이런 내용인데 괜찮으면 보세요' 표시를 달아 놓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내용 경고를 달더라도 모두가 글의 내용을 읽거나 공유할 수 있고, '내용 경고가 달린 글'이 '좋지 않은 글'이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트위터에서도 최근에 CW 기능이 도입되었지만, 글이 아닌 미디어에만 달 수 있을 뿐더러 사실상 성인물, 부적절한 미디어 등에만 달도록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이렇게 설정한 덕분에 사람들이 CW 기능을 '부적절한' 이미지로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CW는 기본적으로 '타임라인 어딘가에서 이 글과 마주칠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타임라인 너머의 누군가를 배려하며 달아 놓은 CW야말로 싸이버-이웃사랑의 실천이죠.

CW의 예시

예를 들어, 양파를 너무 좋아하는 A와 양파를 엄청나게 싫어하는 B가 있습니다. B는 SNS에서 양파의 아삭함과 단맛을 예찬하는 글을 너무 많이 본 나머지 세상에게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낄 때도 있죠.

A는 틈날 때마다 양파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채소라고 말하고 싶지만, 양파를 싫어하는 B가 타임라인에서 보고 상처받을까봐 양파 이야기가 조심스러워집니다.

B는 식당에서 시킨 음식에 양파가 들어있을 때마다 SNS에 고통의 아우성을 외치고 싶지만, A가 사랑하는 양파를 모독하는 글을 A의 면전에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두 사람은 연합우주의 내용 경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W: 양파에 대한 취향 이야기 같은 내용 경고 뒤에 양파에 대한 구체적인 찬반양론을 가려 놓으면, 두 사람은 적당히 서로가 쓴 양파 이야기를 읽지 않으면서, 그리고 양파에 대해 자신들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글은 읽으면서 편안한 타임라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죠.

플레로마 웹앱에서 CW 사용하기

사실 #마스토돈 등에서 사용하는 내용 경고는 #ActivityPub 표준의 '주제' 기능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플레로마 에서는 기본적으로 이것을 온전히 주제로 해석하고 있어서, 위에 한 줄로 주제가 표시되고 밑에 내용이 표시되는 형식이 기본입니다.

플레로마에서도 주제를 내용 경고로 사용하고 싶다면 '설정'에서 '일반' 탭으로 이동한 다음 '타임라인' → '주제를 가진 게시물 접기' 옵션을 사용해 주세요.

TL;DR


Dani Soohan Park (@heart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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